Sep 11, 26 | Page 6

A-6 2026 년 9 월 11 일- 2026 년 9 월 17 일 미국 사회

호르무즈 우회하는 육상 운송 도로

시리아, 호르무즈 대신 육상 운송 도로 제시

< 김선영 기자 > 호르무즈를 우회하는 다양한 운송 방안을 제시하는 가운데 시리아가 가장 눈에 띈다. 밤낮으로 페르시아만에서 석유를 실은 5,000 대의 거대한 트럭들이 마치 지중해를 향해 구 불구불 이어지는 대상 행렬처럼 황량한 사막 을 가로지르며 굉음을 내고 있다. 이 트럭들은 지난 4월부터 이라크 남부 정유 시설과 시리아 바니야스 항구 사이를 오가기 시작했는데, 이는 원래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 란과 벌인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화물 운 송이 중단되자 이라크 석유 수출업자들이 해 협을 우회하려는 실험적인 시도였다. 오늘날, 매일같이 빽빽하게 늘어선 유조 트 럭 행렬은 시리아와 새 정부가 세계 에너지 흐름의 재편 속에서 어떻게 이익을 얻으려 하 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24년간의 집권 끝에 도피한 바샤르 알 아사드가 실각한 지 18개월이 넘은 지금, 시리아는 국제 제재 해제와 페르시아만에서 계속되는 전쟁을 기 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아흐메드 알 샤라아 신임 대통령 치하의 시 리아는 지중해 항구 바니야스를 통해 유럽으 로 연결되는 통로를 내세우며, 에너지와 물 자 수송을 위한 비교적 안정적인 육로 통로 이자 호르무즈 해협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 고 있다.
시리아 중동의 물류 중심지 발돋움 시도 이미 여러 정부와 에너지 공급업체들이 이 런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7 월, 샤라아 대통령을 지지해 온 트럼프 행정부는 셰브론 이 주도하는 새로운 송유관 건설 계획을 지원 한다고 발표했다. 이 송유관은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시리 아 바니야스까지 하루 200 만 배럴의 원유를 수송할 예정이며, 현재 사막을 가로질러 연료 유를 운반하는 트럭들과 동일한 경로를 따라 건설될 계획이다.
백악관이 시리아와 이라크 고위 관리들과 함께 이 송유관 프로젝트를 발표했을 당시, 트럼프 특사 톰 바라크는 성명을 통해 이 송 유관이 호르무즈 해협을 "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만들 것 " 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 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서 페르 시아만까지 이어지는 놀라울 정도로 개입주 의적 외교 정책의 일환으로, 특히 화석 연료 분야에서 미국 기업을 위한 계약을 성사시키 려는 움직임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길이 1,000 마일, 총 사업비 57 억 달러 규모 의 이 송유관은 건설에 최소 2 년 반이 소요될 예정이며, 해협을 통과하는 해상 화물선을 완 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내전 이후 세계가 해협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에너지 가격이 폭등 한 상황에서, 석유 수출국들이 운송 경로를 다변화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하지만 시리아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 부담 이 크다. 시리아는 대체로 평화로운 국가이지 만, 알 카에다와 연계된 전직 무장단체 출신 인 샤라아 대통령이 국가 통제권을 완전히 장 악하지는 못했다. 이슬람국가( IS) 조직원들 이 여전히 산발적인 폭탄 테러를 자행하고 있 다. 또한 송유관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 대가 장악하고 있는 이라크 서부 지역을 통과 해야 한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정책 연구소인 독일 마 셜 재단의 에너지 전문가는 모든 종류의 파이 프라인 인프라에 대한 물리적 보안 확보가 가 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이 파이프 라인은 무장 세력의 공격에 취약하지만, 30 년 짜리 투자다. 누가 보안을 보장할 것인지, 보 험 측면에서 어떻게 보장받을 수 있는지, 그 리고 만약 호르무즈 해협에서 전쟁이 끝나고

미국 지원으로 중동의 물류 허브로 발돋움 시도 여러 세력이 다툼을 했던 사막지대 복구해야

국제 석유 회사들이 ' 이제 해협이 열렸으니 이런 투자는 필요 없다 ' 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파이프라인 운영을 맡게 될 국영 시리아 석 유공사( SPC) 의 아흐마드 쿠바지 부사장은 휴스턴에 본사를 둔 셰브론, 프랑스의 토탈 에너지, 그리고 시리아 및 카타르 투자자들 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9 월에 최종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드론 과 기타 첨단 감시 기술을 활용한 파이프라인 감시를 포함한 보안 대책을 논의 중이며, 이 파이프라인은 미국의 보안 지원을 받을 것이 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주도의 사업이며, 매 일 5,000 대의 트럭이 이라크에서 이곳으로 오 고 있지만, 아무런 보안 사고도 발생하지 않 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카타르 투자자들 과 파이프라인을 카타르까지 연장하는 방안 에 대해 논의했다며, 분석가들은 이 파이프라 인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 하는 쿠웨이트와 같은 다른 걸프만 산유국 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 다. 또한 카타르가 시리아를 경유하는 또 다 른 파이프라인 건설에도 관심을 보였는데,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바니야스 항에 정박한 유 조선에 액화천연가스를 운송할 수 있을 것으 로 보고 있다.
복구 만만치 않은 이라크- 시리아 파이프 라인 시리아 전문 컨설팅 회사인 카람 샤르 어드 바이저리의 에너지 분석 경제학자는 쿠웨이 트와 바레인 또한 지중해를 통해 석유를 수출 하기 위해 이라크- 시리아 파이프라인 연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보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고 지적하면서, 이란과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된 후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로 석유 수송을 전환하기 시작했지만, 이란과 연
계된 예멘의 후티 반군 역시 홍해 항로를 위 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위기는 처음 보는 것이며, 모두에게 가 장 중요한 항로는 홍해가 아닌 지중해를 이용 하는 것이다. 시리아 관리들은 시리아가 석 유와 가스를 넘어 지역 물류 허브로서의 잠 재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몇 달 동 안 시리아는 샤라아 프로젝트의 주요 지원국 인 터키, 사우디아라비아와 오스만 제국 시 대에 건설된 철도를 복원하는 협정을 체결했 다. 이 철도는 시리아를 경유해 유럽과 홍해 를 연결하고 바브 알 만답 해협과 수에즈 운 하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한다. 시리 아와 이라크 또한 걸프 지역에서 유럽으로 물 자를 운송하는 트럭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협 정을 체결했다. 아사드 정권은 60 년 동안 시리아를 파괴했 다. 모든 것이 제재 대상이었고 2011 년 시리 아 내전 발발 당시 미국이 시행한 제재로 인 해 외국 기업들이 시리아에 진출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 전 세계의 모든 에너지가 시리 아를 통해 운송될 수 있고 파이프라인, 도로, 모든 형태의 운송망을 구축할 수 있다고 시리 아는 물류 허브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 다. 시리아 관리들은 시리아의 가장 큰 자산, 즉 지리적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석유 발견 수 세기 전, 다마스쿠스와 알레포의 광활한 시장은 동서양, 홍해와 카스피해를 연결하며 중국의 비단, 인도의 향신료, 이집트의 금, 유 럽의 유리 등을 거래했다. 하지만 오늘날 제안된 송유관 노선을 따라 가다 보면 14 년간의 내전으로 인한 참혹한 파 괴와 현대 시리아의 모습과 중동의 중심지로 서의 역사적 역할을 되찾고자 하는 국가의 열 망 사이의 거대한 격차를 끊임없이 떠올리게 된다. 이라크 국경 근처에는 1950 년대에 건설된 이라크- 시리아 송유관의 거대한 펌프장이 이슬람국가( IS) 의 점령과 미군의 폭격으로
완전히 파괴되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폐 허로 남아 있다. 이라크 안바르 주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 병대가 활동하는 지역에서 멀지 않은 주변 사 막에서는 시리아군이 여전히 전쟁 당시 매설 된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8 월 이슬람국가( IS) 가 자행한 폭탄 테 러 현장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유프 라테스 강 상류의 알- 오마르 유전에서, 시리 아 국영 석유회사( SIO) 의 지역 담당자는 무 장세력의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석유를 실은 트럭들이 간헐적으로 공격받 는 사건들이 발생했지만, 대부분은 허가받지 않은 시추 작업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것에 불만을 품은 지역 주민들의 소행이라고 인정 했다. 군이 석유 기반 시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고 확신했다. 앞으로 건설될 송유관이 시리아의 석유 자원을 수출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고, 한때 수입의 약 30 % 를 석유에 의 존했던 시리아에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 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재로서는 그 역시 어려 움을 겪고 있다. 지난 1 월 새 시리아 정부가 알- 오마르 유전 을 장악한 후, 유정들이 쿠르드족과 IS 의 오 랜 관리 부실로 심각하게 손상되어 전쟁 이 전 최고 생산량의 10 분의 1 밖에 생산하지 못 하고 있다. 국영 석유회사인 SPC 는 자본 부족으로 미군 의 공습으로 심하게 파손된 유정 시설에서 금 속 부품을 떼어내 새 파이프를 조립하기 위해 계약직 노동자들을 고용해야 했다. 시리아는 기술력이 부족한 게 아니다. 투자와 더 나은 장비가 절실히 부족하다.
사막을 가로 질러야
시리아 알카랴타인의 황량한 교차로, 바니 야스로 향하는 2 차선 도로에서, 석유를 운반 하는 운전사들은 다른 문제에 대해 불평한다. 사막 교차로 근처에 트럭을 세워둔 모습을 흔 히 볼 수 있는데, 시리아의 움푹 패인 도로가 이라크 고속도로에 비해 형편없고 타이어를 금방 닳게 한다. 게다가 페르시아만과 지중해 사이를 오가는 트럭이 너무 많아 사고가 매일같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스라에서 바니야스까 지 10 일 왕복 운행으로 받는 1,800 달러에 대 해서는 불평하지 않는다. 근처 검문소에서 시리아 보안 요원은 사방 으로 향하는 유조 트럭과 승용차들을 가리키 며 새 송유관 때문에 운반 사업이 망할까 봐 무서워서 폭파시켜 버릴지도 모른다는 농담 도 던진다. 서쪽으로는 지중해, 동쪽으로는 페르시아만, 북쪽으로는 터키, 남쪽으로는 요 르단으로 향하는 차량들이다. 10 년 전, 자유 시리아군 소속 반군으로 이곳 사막에 배치되어 싸운 사람들이 모여 있다. 서쪽으로는 아사드 정권, 동쪽으로는 이슬람 국가( IS), 러시아군, 바그너 용병 부대, 그리 고 쿠르드족 민병대, 심지어 레바논에서 침공 해 온 시아파 헤즈볼라까지 다양하다. 당시에 는 일반 승용차조차 이 지역을 지나가기 위험 했는데, 하물며 귀한 석유를 가득 실은 트럭 은 말할 것도 없었다. 다행히 모든 게 끝났다 고는 하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다. 원유 트럭 행렬을 습격하기에는 더 없이 무방비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곳이 왜 그토록 치열한 전투의 현장이었 는지, 그리고 오늘날 왜 이렇게 차량 통행이 많은 지 이해할 수 있다. 중동의 교차로가 되 고 있지만, 허술한 도로망과 사막을 가로지르 는 긴 거리를 안전하게 운행하기 위해서는 새 로 갖춰야 할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 럼에도 시리아는 미국의 보호 아래 물류 허브 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