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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예산 철회 수단 포켓 리시션( pocket rescission)
대통령이 고의로 서명 시안 넘겨 무효화
< 최민기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이 임의로 8억 1,000만 달러 연방 예산을 철회하는 ' 포켓 리시션( pocket rescission)' 을 감행하면서 의회로부터 비난 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의 승인 절차를 우회해 10억 달러에 육박하 는 연방 예산을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로 인해 여야 의원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 포켓 리시션( pocket rescission)' 이라 불리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조 치를 통해, 의회가 승인했던 8억 1,000만 달러 규모의 지출을 무효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예산은 주로 이민자, 소수계층,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 및 기관에 배정된 것이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전달된 요청서 에 따르면, 삭감 대상 예산의 절반 이상이 보 건복지부 산하 난민정착국( Office of Refugee Resettlement) 몫이었다. 요청서는 예산 철회가 비시민권자 지원에 연방 납세자의 세 금을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고 미국인을 최우 선으로 하겠다는 행정부의 목표와 부합한다 고 명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요청서와 함께 발표한 성 명에서 해당 예산이 낭비적이며 해롭다고 주 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초당적 정부 감시 기 구인 회계감사원( GAO) 은 이런 조치가 헌법 이 보장하는 권력 분립 원칙, 특히 의회의 예 산 편성권을 불법적으로 우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 포켓 리시션 ' 이란 무엇? ' 포켓 리시션( pocket rescission)' 은 공식적 이거나 법률적인 용어는 아니다. 이는 대통령 이 법안에 10 일 이내에 서명하지 않고 의회 가 휴회에 들어가 법안이 반송되지 못함으로 써 법률로 확정되지 못하는 절차인 ' 포켓 비 토( pocket veto, 대통령의 법안 거부권 행사 방식 중 하나)' 에 빗대어 만들어진 용어다. 이 와 마찬가지로, ' 포켓 리시션 ' 은 의회의 직접 적인 개입 없이 이미 배정된 예산을 철회하려 는 시도를 의미한다.
포켓 리시션의 경우 ' 시기 ' 가 중요하다. 회 계감사원( GAO) 에 따르면, 이 조치가 온전히 효력을 발휘하려면 대통령이 회계연도 종료 직전에 의회에 예산 철회( 또는 취소) 를 요청 해야 하며, 이때 예산이 새로운 지출 의무에 사용되기 전에 소멸할 만큼 시기가 임박해야 한다. 관리예산처( OMB) 는 관련 요청을 제출 했는데, 이 조치가 1974 년 제정된 ' 예산 집행 유보 통제법( ICA)' 에 따라 정당하다고 주장 하고 있다. 예산 집행 유보 통제법은 리처드 닉슨 대통 령이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예산 집행 유보( impoundment) 를 빈번하게 사용한 것에 대 응해 제정되었다. 이 법은 의회가 45 일간 연 속으로 회기를 갖도록 규정함으로써, 이미 배 정된 예산에 대한 대통령의 통제 권한을 제한 하거나 규제하는 데 활용되어 왔다. 이 기간 동안 의회는 대통령의 예산 철회( rescission) 요청을 승인하거나, 혹은 당초 계획대로 예산 이 집행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8 억 1,000 만 달러의 예산 취소를 요청한 시점은 9 월 30 일 회계연 도 종료를 불과 5 일 앞둔 때였다. 이는 사실상 의회가 해당 제안을 충분히 검토하거나 예산 삭감 조치가 시행되는 것을 막을 시간이 없도 록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
주로 이민자, 주택 상담 등 보건 복지 예산 의회가 승인한 것으로 의회 결장 무시 논란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 집행을 무산시키기 위해 이런 전략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5 년 8 월 28 일, 의회가 승인한 미국 국제개발처( USAID) 에 배정된 32 억 달 러를 포함한 49 억 달러 규모의 대외 원조 자 금을 취소해 달라는 요청을 제출한 바 있다. 당시 이 조치에 대한 이의 제기가 있었으나, 작년 연방 대법원은 해당 예산 철회 요청 대 상인 약 40 억 달러의 자금을 반드시 집행해야 한다고 명령했던 하급심의 가처분 결정을 유 예( 집행 정지) 했다.
회계감사원의 행정부 동조 회계감사원( GAO) 은 이런 조치가 불법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회계감사원은 웹사이트 를 통해 예산 집행 유보 통제법을 적용하는 것은 대통령이 특정 기간 동안만 사용 가능한 자금의 가용 기간을 단축함으로써 사실상 법 률을 변경할 수 있게 해서, 의회의 예산 통제 권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 계감사원( GAO) 은 이어 " 의회가 대통령에게 그런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자 했다면 법을 개 정했어야 할 것 " 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법학자들은 이번 조치가 예산 집행 통 제법( ICA) 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를 일방적으로 예산을 취소하기 위한 메커 니즘을 만드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비상식 적이며, 이런 해석은 역사적 관행에 의해 뒷 받침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런 조치는 회 계연도 말에 자금 집행 시한이 만료될 때까 지 예산 집행을 보류함으로써, 의회가 대응할 시간을 거의 남기지 않으려는 의도를 담고 있 다고 비난했다. 또한 이번 사례가 ' 예산 지출 통제법( ICA)' 이 어떻게 악용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다고 말한다. 법이 의도한 대로 예산을 그때 그때 집행해 왔다면, 회계연도 말에 막대한 잔여 예산이 남아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미국 정부가 입법, 행정, 사법의 3 권 으로 명확히 분리되어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입법부인 의회는 법률을 제정할 권한을 가지 고 있고, 이번 사안의 경우 이미 배정된 예산 을 취소할 권한도 갖고 있다. 이런 예산에 관 한 권한은 행정부나 대통령의 권한과는 명백
히 분리되어 있다.
미국진보센터( Center for American Progress) 의 연방 예산 정책 담당 선임 연구 원은 훨씬 더 직설적으로 상황을 설명한다. 행정부는 자신들이 싫어하는 항목들을 골라 내어 그냥 그것을 승인하지 않겠다 ' 고 말하는 식이라고 비난했다. 작년 대법원의 개입은 ' 포켓 리시션( pocket rescissions, 예산 집행 보류 및 철회)' 권한에 대한 본질적인 판결 은 아니었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이 전술을 다시 사용할 경우 새로운 법적 도전에 직면 할 수 있다.
위태로워지는 프로그램 연방 프로그램의 예산이 삭감되면, 그로 인 해 특정 프로그램은 위태로워진다. 올해 제안 된 삭감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난민과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를 위해 비영리 단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지원하는 보건복 지부( HHS) 프로그램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대로라면 해당 서비스 예산 5 억 6,700 만 달러가 철회된다. 국토안보부 또한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주 민에게 정신 건강 및 사회 복지 서비스를 제 공하는 비영리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취소 하라는 요청이 포함되었다. 또 다른 삭감 대 상은 교육부의 ' 이주민 학생을 위한 특별 프 로그램 ' 에 배정되었던 약 2,500 만 달러의 예 산이다. 주택도시개발부( HUD) 의 주택 상 담 서비스도 삭감 목록에 포함되었다. 트럼 프 행정부는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 분열을 조장하고 DEI(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중심 의 의제를 추구하는 " 비정부 기구들이 참여 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인종 간 갈등 완화 를 담당하는 법무부 산하 기관의 예산 1,500 만 달러와 소수계 기업가를 지원하는 소수계 기업 개발국에 배정된 1,000 만 달러의 예산을 취소하려 하고 있다. 행정부는 정치적 득실을 따져보고, 별다른 반발 없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항목을 골라 예산을 삭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더 큰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조치가 지 출에 대한 행정부의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여 러 움직임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향후 의회 협상에도 악영향 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중한 합의를 거쳐 예산안이 마련되더라도 현직 대통령이 갑자기 개입해 자금 지원을 취소할 수 있다 는 우려가 생기면, 민주당과 공화당이 지출 문제로 타협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 는 설명이다. 만약 행정부가 개입해 지출에 대해 사실상 특정 정당의 입장을 강요할 수 있다면, 애초 에 사람들이 그 예산안에 동의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우려한다.
의회의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 키워
그렇다면 의회가 트럼프의 ' 포켓 리시션( pocket rescission, 예산 집행 보류를 통한 사실상의 예산 삭감)' 을 막을 수 있을까? 이런 예산 집행 보류 조치는 의회의 권한을 우회하 는 행위라고 판단하는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들 모두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상원 세출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 메인주) 상원의원은 동료 의원들과 협력해 이 런 불법 행위에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해당 조 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콜린스 의원은 이번 조치는 초당적 합의로 승인되고 법으로 확정된 예산을 불법적으로 취소하기 위해 예산관리국( OMB) 이 의도적 으로 수개월간 자금 집행을 보류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관리국( OMB) 는 행정부 산하 기관일 뿐이며 어떤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할지 결정할 권한은 그들에게 없 다고 비난했다.
세출위원회 소속 민주당 간사인 패티 머레 이( 워싱턴주) 상원의원은 이번 조치를 미국 국민의 것을 훔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머레 이 의원은 X( 구 트위터) 에 올린 성명에서 이 법안들에 찬성표를 던진 모든 공화당 의원은 분노해야 마땅하다면서 보트( Vought) 국장 이 그들의 표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5 년 8 월로 예정된 이 예산 집행 보류 조 치는 행정부의 이전 해외 원조 동결 조치에 반발해 비영리 단체들( 에이즈 백신 옹호 연 합 등) 이 제기한 기존 소송에서 문제로 제기 되었다. 지난 9 월, 연방 대법원은 소송이 진행 되는 동안 해당 예산 집행 보류 대상 자금을 계속 묶어 둘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올해에도 유사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것 이 향후 예산 집행 보류 권한( ICA) 행사에 어 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번 조치는 다음 회계연도에 해당 프로그 램에 예산을 다시 배정함으로써 보류된 자금 을 되찾아오려는 의회 차원의 잠재적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의회가 취할 수 있는 조치 중 하나는 ' 올해 불법적으로 예산을 집행하지 않은 것은 알지 만, 그 자금을 다시 원래대로 복구하겠다 ' 고 나서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해서 보트( Vought) 가 당장 내년 에 그 예산을 집행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설령 수년이 늦어지더라도 이 자금이 반드시 집행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는 공화당 의원들에게도 분노를 일으키 는 사안으로 향 후 중간 선거 이후 더욱 행정 부와 공화당 지도부와의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예산에 관한 의회의 고유 권한을 망 가뜨렸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 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