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4 2026 년 4 월 10 일- 2026 년 4 월 16 일 재정 / 교육
한국 청년들에게 퍼진 MAGA 미국의 MAGA 가 한국 극우의 뿌리와 연결
< 김선영 기자 > 80년대 대학생을 사로잡은 것이 좌파 운동 권이라면 현재 이들을 사로잡은 것은 트럼 프 지지 기반인 MAGA 극우 이념이다. 도 널드 트럼프 가면을 쓰고 성조기를 망토처 럼 두른 남자가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 를 걷고 있다. 마치 대통령이라도 된 듯 당당 한 걸음걸이와 가슴을 펴고 있다. 그를 둘러 싼 군중은 붉은 모자를 쓰고 있는데, 붉은색 은 한국의 보수 정당인‘ 국민의 힘’ 의 색이자 도널드 트럼프를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다. 모 자에는“ 한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Korea Great Again)" 라는 문구와 " 선거 도둑질을 멈춰라( Stop the Steal)" 라는 문구가 적혀 있 다. 거리 배경에 넷플릭스 코리아 광고 대형 LED 전광판이 아니었다면, 이곳이 미국 어 느 도시에서 열리는 트럼프 유세 현장으로 착 각할 수 있다.
지난 2월 중순, 윤석열 전 대통령의 2024년 계엄령 선포 및 반란 시도 혐의에 대한 선고 공판을 앞둔 주말 집회 현장이다. 강남의 주 요 도로 세 블록에 걸쳐 군중이 가득하고 그 들은 모두 " 윤 어게인 " 을 외친다. 이는 정치 적 마녀사냥의 희생양으로 여겨지는 불명예 스러운 대통령을 다시 집권시키려는 극우파 의 구호다.‘ 트럼프 어게인’ 과 완전히 오버랩 된다. MAGA 관련 물품들이 널려 있는 것 은 우연이 아니다. 트럼프는‘ 윤 어게인’ 지 지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인물이다. 그 역시 법적 공방을 극복하고 승리해 권력에 복귀해 적들에게 복수하려 한다. 특히 한국 극우파 의 젊은이들에게 MAGA라는 기치 아래 담 긴 주제와 쟁점들은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다. 보수 우파는 이들과 완전히 거리를 두고 있다. MAGA와 같은 정치가 해외, 특히 우 파 젊은이들 사이에서 뿌리내릴 때 어떤 모 습이 나타날까? 그 실험은 지금 한국에서 펼 쳐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태극기 부대로 지칭되 는 노년층이 보수주의의 핵심을 이뤄 왔다. 하지만 최근 시위 현장에는 젊은이들이 곳곳 에 눈에 띈다. 깃발을 흔들고, 팻말을 들고, 어 르신들과 함께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그들 의 입에서는 젊은 서울 시민들이 하기에는 어 울리지 않는 주장들이 쏟아져 나온다. 중국 이 한국의 선거 시스템을 해킹했다거나, 현직 대통령이 사실은 공산주의자다거나, 북한 스 파이가 한국에 침투해 공산주의 국가로 만들 려 한다는 등의 주장이다. 우경화된 젊은 유 권자, 특히 남성 유권자들의 성향을 활용하려 는 움직임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대선에서 20대 남성의 74 % 가 보수 후 보에게 투표했다는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 다. 한국서는 MAGA 정신을 바탕으로 극우 보수주의를 전파하는 두 주요 청년 단체가 있 다. 바로 빌드업코리아와 자유대학이다.
빌드업코리아는 미국의 보수 청년 단체인 터닝포인트USA를 모델로 삼아 도널드 트럼 프 주니어와 찰리 커크 등 MAGA 진영과 직 접적인 연관이 있다. 이는 미국의 MAGA 정치 이념을 한국에 그 대로 도입한 것으로, 소수이지만 목소리가 크 고 꾸준히 증가하는 지지층 사이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빌드업코리아는 유튜브에서 2 만 4천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고, 설립자인 김 미나 씨는 MAGA 관련 언론에서 널리 알려 진 인물이다. 자유대학이라는 보다 토착적 단 체가 있다. 이 단체는 한국적인 감성과 목표 를 지닌 듯 보이지만, 여전히 MAGA 문화, 즉 청년들의 불만에 호소하고 음모론을 수용 하며 체제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빌 드업코리아가 트럼프식 미국 정치의 수출을 보여준다면, 자유대학은 MAGA 문화가 번 역되고, 현지화되고, 한 나라의 정치적 DNA 에 뿌리내렸을 때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준다.
이런 포퓰리즘 극우 정치 스타일이 한국의 젊은 보수층 문화에 더욱 깊숙이 뿌리내리면 서 정부와 주요 기관에 대한 환멸은 더욱 커 지고 있다. 이는 미국인들에게도 익숙한 이 야기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점점 더 확산되 고 있다.
미국에 뿌리를 둔 빌드업코리아
김미나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12 살 때 미국 으로 이민을 갔고, 2012 년 펜실베이니아 주립 대학교를 졸업한 후 성인이 되어 터닝포인트 USA 를 한국에 심기 위해 돌아왔다. 그녀는
찰리 커크의 터닝포인트 USA 모방한 빌드업 코리아 토착 극우 자유대학은 부정선거 유포 신봉
터닝포인트 USA 설립자 커크의 영상에 감명 을 받고 롭 맥코이 목사를 찾아갔다. 맥코이 는 코로나 19 방역 지침을 어기고 실내에서 마 스크 없이 예배를 진행했던 커크의 영적 여 정을 이끈 인물로 커크가 터닝포인트 USA Faith 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하나님이 자신에게 이 자유운동을 한국에 가져오라는 비전을 받고 멕코이 목사에게 도 움을 청했다고 제리 팔웰이 설립한 복음주의 보수 대학인 리버티 대학교에서 2025 년에 한 연설에서 회상했다. 빌드업코리아의 씨앗이 뿌려졌고 터닝포인트 USA 와 같은 단체지만, 한국판이라고 언급했다. 2023 년에 설립된 이 단체는 현재 한국계 미국인 청년들에게 우파 적인 정치 및 문화적 이념을 전파하는 보수 청년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의 주요 강령은 명확하다. 반공주의, 성경적 근본적 세계관, 그리고 자유 시장 경제다. 기독교의 가르침을 표방하면서 자유시장주의를 강조 하는 것이 극우의 대표적인 공통점이다. 이 단체는 행사 개최와 온라인 콘텐츠 제작 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전파한다. 인스타그 램 계정에는 공화당의 선거 개혁안인 SAVE 법안을 칭찬하는 게시물, 뉴욕 시장 조란 맘 다니의 사진과 함께 " 사회주의의 물결 " 이라 는 문구가 적힌 게시물, 그리고 유럽 올림픽 개막식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 오컬트 " 공연들을 분석하는 영상 등이 있다. 이 단체가 전하는 메시지는 미국의 MAGA 정치를 특징짓는 불만과 문화적 갈등이 한국 에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단체의 핵심 행 사는 매년 한국에서 열리는 컨퍼런스다. 참 석자 수백 명이 모이고 미국의 보수 운동과 관련된 인사들이 초청되고 잦은 신앙심 표출 등 터닝포인트 USA 행사와 CPAC 행사를 섞 어 놓은 듯한 모습이다. 행사장의 색채는 온 통 빨강, 흰색, 파랑으로 가득하다. 이는 한국 과 미국의 국기 색깔이다. 하지만 이 단체에 신뢰성을 부여하는 것은 바로 연사 명단이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 고문 알렉스 브루제비츠, 스티브 배넌, 잭 포소비엑 등 미 국의 주요 우파 인사들이 참여했다. 커크 본 인도 유타에서 암살당하기 불과 며칠 전 이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빌드업코리아의 궁극 적인 목표는 바로 한국의 정치적 투쟁을 미 국의 MAGA 운동가들이 주도하는 세계적인 투쟁의 일부로 규정하는 것이다.
설립자 김씨는 올해 1 월까지 낙태 반대 기 저귀 회사인 에브리라이프의 한국 지사장을 역임했다. 이 회사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가 후원하는 온라인 마켓 퍼블릭스퀘어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김씨는 스티브 배넌의 워룸부터 케빈 프리먼의 파이럿 머니 에 이르기까지 보수 및 극우 팟캐스트와 방 송에 출연해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 한국
보수주의자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개탄하 며, 미국의 지원을 호소했다. 한국의 자유를 위해서는 미국과 여러분의 개입이 필요하다 고 말하자 군중은 " USA " 를 외친다. 영락없 는 CPAC( 미국 시민자유위원회) 의 한장면이 라 할 수 있다.
한국적 색채 보이는 자유대학 박 대표는 고개를 숙여 깎듯이 인사하는 모 습, 사람들 앞에서 낮은 목소리를 유지하는 것, 두 손으로 전화를 받는 모습까지, 모든 것 이 여느 한국 대학생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 다. 자유대학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고 계엄령 선포를 옹호했던 대학생들 이 2025 년 1 월에 설립했다. 학생들은 대다수 국민이 찬성한 윤석열 탄핵을 막지는 못했지 만, 곧이어 젊은 보수주의자들을 결집하려는 보다 구체적인 풀뿌리 정치 조직을 만들었다.
자유대학이 집중하는 이슈들은 순전히 한 국적인 것처럼 보인다. 이 단체는 한국 보수 주의의 오랜 단골 소재인 강경한 반중, 반북 수사적 표현을 사용하는데, 비판론자들은 그 들의 언어가 지나치게 격렬해서 증오에 가깝 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중도 실용주의를 표방한 이재명 대 통령과 중도 좌파 더불어민주당을 맹렬히 반 대하며, 신뢰할 만한 증거도 없이 공산주의 세력에 동조한다고 매도한다. 또한 한국의 선 거 제도에 대한 터무니없는 부정선거 주장을 적극적으로 퍼뜨리며, 2020 년 대선 패배 후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이 퍼뜨렸던 음모론 과 유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자유대학 회 원들은 한국 선거가 조작되었다고 주장한다. 때로는 중국이 보수 세력의 집권을 막고 공산 주의 세력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선거 조 작에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한국선거관리위 원회와 법원은 광범위한 부정행위의 증거가 없다고 밝히며 이런 주장을 거듭 일축해 왔지 만, 극우 성향의 젊은이들에게 이 설명은 거 의 설득력을 주지 못했다. 이 단체는 MAGA 지지자나 트럼프 측근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하지만 지지자들이 미국 국기를 손에 들고 거리로 나서는 모습을 보면, MAGA 정치의 특징인 대중적 분노, 제도에 대한 불신, 그리 고 보수주의자들이 강력한 엘리트들과 싸우 고 있다는 믿음이 뒤섞인 정치 문화에 깊이 물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이 시위에서 미국 국기를 흔드는 또 다 른 이유는 트럼프가 미국을 구하고 있다고 믿 는 것처럼 미국이 한국을 구해줄 것이라는 희 망 때문이다. 미국이 어떻게든 개입해 윤석열 을 복권시키거나, 트럼프가 한국에 압력을 가 해 윤석열을 석방하게 할 것이라는 생각은 현 실성이 떨어지지만, 그들의 절박함을 보여준
다. 지지자들은 궁극적으로 진정한 변화는 미 국과 같은 강대국의 개입을 통해서만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 음모론은 정부, 언 론, 그리고 정치권이 근본적으로 부패했다는 더 큰 확신으로 발전했고, 이는 단지 한국에 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자유 진영에 대한 강력한 탄 압이 있다며 소위‘ 딥 스테이트’ 라고 불리는 것, 일각에서는 찰리 커크의 죽음이 그것과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젊은 한국 남성 의 입에서“ 딥 스테이트” 라는 표현, 그것도 커 크와 관련된 음모론이 나온다는 사실은 놀랍 지만, 이는 MAGA 운동의 언어가 널리 퍼져 있음을 보여준다. 커크의 죽음은 전 세계 젊 은 우파들을 결속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현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조작된 것 을 믿는다. 언론에서 보고 듣는 것에만 의존 해서는 안되고 직접 경험해야 한다고 말한다.
‘ 현 대통령으로 향하는 극우 윤석열 파면 이후, 경쟁 관계에 있는 극우 단 체들은 주도권 다툼을 벌이며 서로를 폭로하 려 들고 있다. 자유대학은 이런 분쟁의 한가 운데에 놓이는 경우가 많은데, 외부 세력이 조직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최근에는 한 정치적 라이벌이 자유 대학 구성원들 간의 단체 채팅방을 유출했는 데, 여기에는 여성에 대한 성희롱 발언과 불 법 촬영을 부추기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 재까지 이런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자유대학 지지자들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윤석열의 탄핵 이후, 그의 지지자들은 선고 공판 당일 법원 근처에 모였다. 1997 년 이후 처음으로 사 형이 집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지 만, 이곳에서는 누구도 감히 그 이야기를 꺼 내지 못하고 있다. 거대한 " 선거 도둑질을 멈 춰라 " 깃발이 다시 등장했고, 트럼프 가면을 쓴 사람도 보였다. 곳곳에 성조기와 MAGA 관련 물품들이 널려 있었다. 주최 측은 재판 과정을 볼 수 있도록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 다. 재판 시작 몇 분 전, 군중 속에서 하얀색 터닝포인트 USA 모자가 보였다. 근본적으로 미국은 자유의 상징이기 때문에 이 문제와 관 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날 윤석열은 자유를 잃었고 반란죄로 유죄 판결을 받고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발을 동동 굴렀고 판사와 공산주의자, 그리고 나라 전체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선고 5 일 후, 한국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메시지 앱인 카카오톡의 자유대학 조직 단톡 방에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달 말에 이재명 대통령에 반대하는 또 다른 집회가 열린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메시지는 몇 주 동안 계속 해서 올라왔다.“ 윤 어게인” 은 대다수 보수층 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잘못된 것이 명백한 데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이 다. 또한 지방 선거를 자칫 보수 전체가 몰락 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연스 럽게 현 정권을 반대하는 목소리로 이행하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극우 보수는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하는 기로에 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