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영 기자 > 영화의 주인공들이 특정한 직업이 없거나 하류층인 경우가 있는데 이를 통해 그가 처한 사회의 문제점을 부각시키기 적합하다. 팬데믹 이후 열풍처럼 불었던‘ 대퇴사’ 라든 가 ' 조용한 이직 ' 등 일하는 것에 대한 반감에 놀랐다면 더 많은 영화를 봐야 할지도 모른 다. 그만큼 영화의 주인공들은 모범적이고 사 회에 충실한 셀러리 맨이나 안정된 직업을 가 진 경우, 재미를 반감하는 것처럼 곧 그 직업 을 때려치우거나 직장을 그만둔다. 그 대신 멀쩡한 전도유망한 애인의 보험회 사를 이용해 수천명을 속이는 화려하고 멋진 팜므 파탈이나 그 반대인 부잣집 딸을 꼬드 겨 한탕 하려는 옴므 파탈이 흥미를 끌고 재 미를 준다.
또한 라스베이거스나 뉴올리언스 혹은 플 로리다의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마약이 등장하고 폭주족에 가까운 거 리에서의 질주 그리고 멀쩡한 고층 빌딩의 사 무실에서 프린터를 부수는 장면도 한몫 한다. 사회의 질서와는 어긋나거나 일탈에 가까운 장면을 보여주는 이유는 사회와 주인공이 서 로 궁합이 맞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 이다. 굳이 개인과 사회를 대립하게 만들어야 하 는 이유는 사회를 지탱하는 거대한 체제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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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 대한 소극적 반항을 보여주고 강 조하기 위함이다. 찰리 채플린이 등장했던 무성영화 < 모던 타 임스 > 이래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나 저항 은 중요한 모티브가 되었고 주인공의 극적 분 위기를 더욱 강조하게 하는 힘이 되었다. ' 더블 인뎀니티( Double Indemnity)', ' 이지 라이더( Easy Rider)', ' 오피스 스페이스( Office Space)' 와 같은 영화를 통해 미국인들에 게 프로테스탄트의 직업 윤리, 즉 자본주의를 건설하는 데 일조한 희생 정신과 지연된 만족 정신을 강조한다. 이와 같은 영화는 현재 많은 미국인들의 노 동에 대한 반감이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닐 수 도 있음을 보여준다. 노동에 대한 반감은 Z 세 대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기에 이들의 특 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특정한 직업이 없 는 주인공의 영화는 볼 충분한 가치가 있다. 물론, Z 세대가 모두 백수는 아니지만, 이 세 대가 다른 삶의 균형을 위해 일을 무엇보다 우선시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그만큼 이 들은 자본주의를 자신에 맞게 적당히 활용할 줄 안다. 가장 매혹적인 영화 중 일부는 관객으로 하 여금 노동이나 일을 통한 모든 노력이 다른 것에 비해 특별히 우월한 가치가 없다는 것을 묻게 만드는 영화일 것이다. |
팬데믹과 대퇴직( Great Resignation) 팬데믹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직업 내지 일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을 줄 알았는 데 안락한 가정과 마을의 한가한 산책 그리 고 어릴 적 즐겼던 취미가 새로운 의미로 다 가왔다. 일부 사람들이 " 대퇴직( Great Resignation)" 이라고 부르는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 이 실제로 직업을 바꾸거나, 나쁜 직장을 그 만두거나, 직장에서 벗어나 삶에 다시 집중 했다. 보다 최근에는 " 조용한 퇴사 ", 즉 보수 를 받는 일만 하는 추세가 소셜 미디어에서 폭발했다.“ 조용한 퇴사” 라는 문구는 실제로는 직장을 그만두지 않기 때문에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 다. 대신, 근로자들은 직장에서 분주함을 거 부하며, 특히 " 그 이상 " 으로 일한다는 것은 종 종 공짜로 일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단호 하게 거부한다. 이 단호한 거부는 영화에서는 프린터를 부수거나 책상을 뒤엎는 것으로 표 현될 것이다.
최근의 조용한 퇴사 물결은 스트레스가 많 은 업무 환경, 성취감 없는 역할, 그리고 최근 의 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동과 중 산층 가정의 생활비 위기를 따라잡을 수 없 는 급여의 무능력으로 인한 더 깊고 장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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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이탈에서 비롯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부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핵심 특징이라고 주장 하는 초생산성으로의 충동은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근로자들은 "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 일이 결코 짐처럼 느껴져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한다. 일부 이론가들은 현대의 직장 문화, 특 히 실리콘 밸리의 직장 문화를 사람들에게 열 정과 의미를 불어넣으려는 시도를 종교에 비 유하기도 한다.
이런 발전은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일 과 삶의 균형, 유연한 일정 그리고 정신 건강 에 대한 더 깊은 집중에 대한 반발을 불러일 으켰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더 나아가 철학자들 이 만연한 번아웃과 우울증에 적합한 성취 기 반 사회의 근본에 의문을 제기한다. 성취 기 반의 경재 사회는 자본주의 특징이고 백수 영 화들의 단골 배경이다. 정치 이론가들과 노동 에 반감을 보이는 모습은 일을 그만두거나 돈 을 덜 벌 수 있는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사람 은 물론 모든 사람을 위해 더 많은 자유 시간 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고 있다. 영 화로 표현하면 단순히 자본주의 시스템을 비 판하는 것은 이류영화이지만 그 안에서 새로 운 방향을 제시하는 모티브를 보여주면 일류 영화가 된다.
일의 대안으로서의 범죄 그러나 이런 노동 혐오는 미국 문화에서 전 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찰리 채플린의 캐릭 터가 노동에 대한 반자본주의 정신을 처음으 로 표현한 것은 틀림없는 1936년 영화 " 모던 타임즈( Modern Times)" 에서 가장 유명하 다. 그의 캐릭터는 조립 라인에서 너무 느리 게 일하다가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에 갇히 게 되는 장면으로 묘사한다. 제2차 세계대전 즈음에 범죄는 ' 작은 노력, 큰 보상 ' 이라는 일 의 대안이라는 알레고리가 되었다. 이른바“ 한탕주의” 는 힘들게 일하고 받는 작은 대가가 아닌 치밀하게 남을 속여 그르 통해 얻는 거 대한 보상을 보여준다.
필름 누아르 장르는 종종 사람들을 열정의 범죄로 몰아가는 실존적, 심리적 요인을 탐구 한다. 많은 누아르 영화에는 팜므 파탈, 즉 재 정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더 큰 범죄 음모의 일환으로 남성을 유혹하는 여성이 등장한다. 이런 성격 유형은 종종 여성이 가정과 직장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화적 두려움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이중 배상〈 Double Indemnity 〉( 1944) 에서 늙고 부유한 남자와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한 필리스 디트리히슨은 보험 판 매원 월터 네프를 유혹한다. ▶7면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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