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4 2026 년 9 월 11 일- 2026 년 9 월 17 일 재정 / 교육
대학들 데이터 센터 때문에 땅 사고 팔아
조지 워싱턴 대학 재정적 문제로 땅 팔아
< 최민기 기자 > 대학들이 데이터 센터 건설을 위해 부지를 매매하면서 인공지능 인재 유출에 대한 우려 가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 붐이 미국 대학들 에 부지를 매각하거나 매입하도록 새로운 차 원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오랫동 안 교육자, 학생, 그리고 대학 행정가들 사이 에서 기술의 존재와 활용 사례에 대한 논쟁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제 인공지능은 훨씬 더 물리적인 위협으로 변모하고 있다. 데이터 센터들이 전 기, 수도, 광섬유 인프라가 갖춰진 대규모 부 지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대학들은 강 의실, 실험실, 연구 공간이 아닌 인공지능 인 프라 구축에 더 높은 가치를 지닌 부지를 보 유하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조지 워싱턴 대학교가 버지니아 캠퍼스를 아마존에 매각한 사례는 인공지능 이 고등 교육 기관의 문턱까지 침범하고 있음 을 보여준다. 한편, 미시간 대학교는 입실란 티 타운십에 1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고성능 컴퓨팅 및 연구 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조지 워싱턴 대학교의 버지니아 과학기술 캠퍼스에서 근무했던 한 전직 교수는 이번 매 각이 고등 교육계 전반의 변화를 보여주는 단 적인 예라고 말했다. 재정적 압박과 데이터 센터 부지에 대한 엄 청난 수요가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들 은 대규모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요즘 데 이터 센터 때문에 토지 확보 경쟁이 치열하 다. 대학들은 넓은 부지와 연구 인프라를 갖 추고 있어 기업이나 연구소들이 대학에 접근 해 데이터 센터 건립을 제안하고 있다.
단순히, 부지만 매입하기를 원하는 경우도 있고, 구체적인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제안하 면서 대학 측에 데이터 센터 설립하기를 제안 하는 경우도 있다. 조지 워싱턴 대학은 아마존이 단순히 부지 를 매입한 경우이고 미시건 대학은 연구 프로 젝트에 따라 대학이 데이터 센터를 건립하기 로 결정한 경우다. 결과는 같지만 방향과 과 정은 전혀 다르다.
조지 워싱턴 대학 버지니아 캠퍼스 매각 지난 2 월, 조지 워싱턴 대학은 버지니아주 애쉬번( Ashburn) 에 있는 약 120 에이커 규모 의 버지니아 과학기술 캠퍼스를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대학 측은 처음에는 기밀 유지 조 항을 이유로 매수자와 매각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어느 날 갑자기 매각 발표가 나왔는데, 기밀 유지 계약 때문에 매수자를 공개할 수 없다 고 했다. 하지만 학생 신문사가 철저한 조사 를 했고, 결국 매수자가 누구인지, 가격이 얼 마인지 알아내서 지역 사회에 알렸다. 매수 자는 아마존 데이터 서비스( Amazon Data Services) 로 밝혀졌으며, 4 억 2,700 만 달러에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미시건 대학은 국립 연구소 협업 위해 땅 매입 대학들 인공지능 관련 무분별한 실험실 전락 우려
캠퍼스는 세계 최대 데이터 센터 밀집 지역 중 하나인 버지니아주 북부의 이른바 " 데이 터 센터 골목 " 의 중심부인 라우든 카운티에 위치해 있다. 조지 워싱턴 대학교는 이번 매각이 장기적 인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 혔다. 계약에 따라 대학은 해당 부지에 있는 프로그램과 사무실을 어떻게 이전할지 결정 하는 동안 최대 5 년 동안 계속 사용할 수 있 다. 또한 대학 측은 매각 대금의 상당 부분을 새로운 기금에 적립하고, 자격을 갖춘 교직 원과 정규직 교원에게는 2,500 달러, 비정규직 교원에게는 1,250 달러의 일회성 보너스를 지 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부지 매각은 조지 워싱턴 대 학 내에서 지속 가능한 역할을 찾기 위해 수 년간 고군분투해 온 애쉬번 캠퍼스의 종말을 의미한다. 2009 년 조지 워싱턴 대학에 합류해 애쉬번 캠퍼스에서 강의와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교 수는 당시 애쉬번 캠퍼스의 시설은 워싱턴 DC 캠퍼스보다 새롭고 어떤 면에서는 더 잘 갖춰져 있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대학 측은 애쉬번 캠퍼스를 전략의 핵심으로 삼는 방법 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했고 마침내 재정적인 문제로 캠퍼스를 매각한 것이다. 제대로 자리 를 잡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고 할 수 있다.
캠퍼스는 또한 자원이 점진적으로 고갈되 는 것을 경험했다. 마치 한방울씩 떨어지다 가 빈 병이 되는 것처럼 5 ~ 6 년에 걸쳐 교수 진이 자연 감소로 떠나갔다. 하지만 그 자리 를 채우는 사람은 없었다. 그 결과, 예산 제약 으로 인해 조교 제도가 결국 폐지되었다. 심 지어 대학 측이 부지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는 사실조차 교수진과 학생들에게 사전에 알 리지 않았다.
투명성이 전혀 없었고 교수진이나 학생들 은 누구에게 매각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는 사실조차 몰랐고, 아마존에 매각할 거라 는 생각은 더더욱 몰랐다. 대학 측은 매각 발 표 후 프로그램, 교수진, 직원들의 캠퍼스 이 전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전체 주민 공청회 를 개최했다. 하지만 그런 협의는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이미 부지를 팔고 나서 캠퍼스 이전을 추진한 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애쉬번 주민은 아마존 데이터 센터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크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 다. 북부 버지니아는 이미 데이터 센터가 포 화 상태로 전기는 이미 부족한 상태다. 발전 시설이 추가로 들어서지 않으면 북부 버지니
아는 고질적인 전기 부족과 전기료 급등에 직 면한다. 주민과의 갈등을 푸는 것도 조지 워 싱턴 대학이 풀어야 할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미시건 대학교는 다른 길을 택해 미시건 대학교가 입실란티 타운십에 추진하 는 프로젝트는 대학들이 인공지능 인프라 열 풍에 동참하는 또 다른 사례다. 미시건 대학교와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 소는 막대한 연산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 계된 12 억 5,000 만 달러 규모의 연구 컴퓨팅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대학 측은 이 시설 이 의학, 재료 과학, 청정 에너지, 공학, 국가 안보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지원할 것이 라고 밝혔다. 미시건 대학교 측은 웹사이트에서 " 데이터 센터 " 라는 용어 대신 " 컴퓨팅 센터 " 라는 용 어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입실란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대학교 는 해당 센터의 용도를 " 인공지능( AI) 및 고 성능 컴퓨팅 적용 " 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로 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는 대표적인 국방 관 련 비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연구 기관이다. 막대한 자금을 지원한다고 저명한 대학이 국 방 관련 인공 지능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한다 는 것은 대학 본연의 연구 방향과는 다른 것 으로 보인다. 미시건 대학교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부지 를 매입해 왔다. 2024 년, 미네소타 대학교 이 사회는 미래의 컴퓨팅 센터 건립을 위해 입실 란티 타운십에 19.82 에이커와 6.03 에이커의 부지 매입을 승인했다. 2025 년에는 텍스타일 로드에 약 124.7 에이커의 부지를 추가로 매입 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
미시건 대학교는 부지를 매입했음에도 불 구하고, 이 프로젝트를 상업용 데이터 센터 와는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대학교 측은 이 시설을 상업 시설이 아닌 " 전문 연구 허브 " 라 고 지칭한다. 그러면서 애써 과학 연구를 위 한 고성능 컴퓨팅에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하 고 있다. 이는 본질적으로 해당 센터의 연산 능력이 " 클라우드 컴퓨팅, 스트리밍, 전자상거래 및 기타 소비자 또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 에는 사용되지 않고 과학 연구에 집중될 것임을 의 미한다. 하지만 이런 연구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 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학 보고서에 따르면 초기 50 메가와트에서 최종적으로는 100 메가 와트까지 전력 소비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입실란티 타운십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제안된 컴퓨팅 연구 시설 건립에 반대하는 결 의안을 통과시키며 강력하고 단호한 반대를 표명했다.
다른 대학들도 따라갈 가능성 높아 조지 워싱턴 대학교의 재정 상황 때문에 이 번 결정이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고 보는 학 교 관계자들도 있다. 대학은 연방 연구 기금 감소, 유학생 관련 정책 변화, 그리고 고등 교 육 전반의 재정난 등 여러 가지 압박에 직면 해 왔다. 대학 측은 이번 매각이 재정 건전성 을 강화하고 학문적 사명에 투자하기 위한 전 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고등 교육의 방침을 조지 워싱턴 대학이 직면한 문제를 그대로 추진하 고 있다. 이는 다른 모든 대학들이 조지 워싱 턴 대학과 같은 재정적 문제, 유학생 문제 그 리고 연방 기금 감소를 겪고 있다는 것을 의 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대학들도 부지를 팔거 나 연구소와의 협력 프로젝트를 명분으로 데 이터 센터 건립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거래는 인공지능 인프라가 급속 도로 발전하는 시점에서 대학들이 소유한 토 지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 에 대한 더욱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아무런 책임감이나 신중한 발전 없이 이 기 술이 확장될 수 있도록 고등 교육 자원을 조 금씩 깎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무분별하게 수용 하고 기업과의 협력 프로젝트로 추진한다면 이것이 가장 우려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아 직 인공지능이 완벽하거나 온전히 통제되지 않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자칫 대학들이 무 분별한 인공지능 기술의 실험실로 전락할 가 능성이 있다.
대학들이 데이터 센터 투자에 나서는 것은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회의적이라고 봐 야 한다. 단기적인 거품일 뿐일 수도 있다. 기 술적인 도약 하나만 더 있으면 저 거대하고 보기 흉한 건물들은 쓸모없어 질 수 있다. 대 학이 데이터 센터가 움직이는 사이버 교육만 남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