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 > 아이다호
< 김용일 기자 > 북한의 개마고원은 흔히‘ 한반도의 지붕’ 이라고 불린다. 평균 고도 1,200m 에 넓이 4 만 km2 에 달하는 고산지대의 평원 구조 다. 미 서부의 아이다호도 미서북부의‘ 개마 고원’ 이라고 부를만 하다. 북미의 등줄기 록키 산맥에 연해 있는 아이다호의 최고 봉은 3,862 m 에 주 전체 평균 고도 1,524 m, 넓이는 개마고원의 5 배가 넘는 216,632 km2 다. 아이다호의 간판 작물은 감자다. 보통‘ 러셋 감자’ 라고 부르는 이 아이다호산 감 자는 바삭바삭한 식감에 전분이 많아 미국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유명하다. 강원도를‘ 감자 바위’ 라고 하듯 북미대륙 의 감자 바위 같은 곳이 바로 아이다호다. 아이다호는 이웃한 워싱턴, 오리건 등과 함께 미국과 영국간의‘ 오리건 조약’ 을 통 해 미국에 편입된‘ 오리건 동기’ 다. 다만 서 로 인접해 있지만 해안이 없는 내륙 주에 다 고산지대인 탓에 기후나 환경 등에 있 어 다소 차이가 있다.
아이다호 역시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미 국이 영국, 캐나다 같은 행정 주체들과는 조약을 통해 경계를 정했지만 토착 인디언 들 입장에서는‘ 굴러 온 돌’ 들의‘ 남의 땅 잔치’ 에 불과했다. 결국 자신들의 고토( 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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土) 를 지키려는 인디언들과 미정착민들 과 의 무력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분 쟁은 1890 년 7 월 아이다호가 43 번째로 합 중국에 가입한 이후 까지도 이어졌다. 아이다호에 본격적으로 인구가 늘기 시 작한 것은 1862 년 지금의 주도( 州都) 인 보 이시 분지에서 금이 발견되고부터 였다. 서부 일대에서 광범위하게 펼쳐진‘ 노다 지’ 사태로 금 발견지 인근에서는 잠깐 새 에 금광 개척촌이 생기는 일도 비일비재 했다. 그러나 좀더 체계적으로 개발이 본격화 된 것은 대륙횡단열차의 착공과 개통 이 후였다. 횡단 열차 노선이 직접적으로 아 이다호를 통과하지는 않았지만 철도 건설 을 위한 많은 노동력들이 유입되고 그 뒤 지선들이 연결되면서‘ 깡 촌’ 이었던 아이 다호에는 사람과 물자, 돈 및 개발이 찾아 들게 됐다. 아이다호는 이후 1900 년도 초반 대규모 댐 공사 및 관개시설 구축을 통한 경작지 확대로 산업발전의 토대가 마련됐다. 스네 이크강에 댐 완공과 함께 확보된 농업용수 는 이 일대 황무지 1 억 2 천만평 가량을 경 작 가능지로 탈바꿈 시켰다. 나아가 철로 에 이은 1930 년 중반의 주 관통 포장 고속 도로의 개통은 농축산품 판매 확장과 물류 비 절감을 가져다 줘 아이다호의 번창에 큰 기여를 했다. 아아다호는 2 차대전시 적국이었던 일본 과 묘한 인연을 갖는다. 진주만 피습 이후 |
일본과 본격 전쟁에 들어간 미정부는 전쟁 전만 해도 미국 주민이었던 일본계 미국인 들을 한 곳으로 모아 집단 수용시키는 조 치를 취했다. 그 수용소가 마련됐던 데 중 의 하나가 아이다호로, 이곳에는 오리건과 워싱턴 등 서부해안 및 남부 아리조나 등 지에 살던 일본계 주민들이 옮겨졌다. 이 들은 감자, 사탕무우 농장 등에서 일을 했 는 데 가뜩이나 부족한 인구에 전쟁으로 인해 일손이 부족했던 아이다호의 노동력 부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됐다. 아이다호는 탄광, 금은광 등 광물자원들 이 풍부하지만 주력 중공업이나 괄목할 만 한 제조업 등은 갖고 있지 못한 편이다. 반 도체 생산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본사가 아이다호에 있고 세계 최대 프린터 생산 기업인 휴랫 패커드 사업 본부 등이 자리잡고 있는 정도다. 그러나 록키 산맥 서쪽으로 넓게 펼쳐진 광활한 대지와 양호한 기후 조건들을 토대 로 밀 등 농작물 생산과 대규모 방목지에 서 육우, 낙농 등과 같은 축가공 산업이 발 달돼 있다. 아이다호는 또 고산지역에 광활한 자연 경관을 갖고 있어 스키 같은 겨울 스포츠 의 최적지이며 이와 수반된 관광산업도 활 발하다. 유명한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대부분이 와이오밍에 속해 있지만 아이다호도 몬태 나와 더불어 일부를 점하고 있다. 만화 같 은 얘기지만 이 옐로스톤의 아이다호 지역 |
관할 내에서는 형사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 을 받을 수 없다는 유권해석이 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발생하는 모든 형사 사건은 연방법원에서 처리하도록 하 는 규정에 따라 행정상 와이오밍 연방법원 관할에 속한다. 그러나 미 수정 헌법 6 조에 는 모든 형사재판의 피고인은 소속 주 출 신의 배심원과 법관에 의해 평결 및 판결 을 받아야 하는 데 이곳에는 아이다호 판 사나 배심원이 없기에 공판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는 것이다. 말 장난 같은 법리 다툼이지만 아직까지 해당지역에서 범죄 발생이나 선례가 없기 에 실제 상황이 일어날 경우 어떻게 처리 될 지는 미지수다. 아이다호는 역시 백인 비율이 높은 곳이 지만 주변 주들과는 달리 공화당 지지세 가 확고한 곳이다. 지난 대선 결과를 살펴 보면 1964 년 존슨 대통령을 제외하고 모든 공화당 후보들이 승리를 가져갔다. 대통령 후보 외에도 주지사나 연방 상원도 완전히 공화당판이다. 득표율도 공화 후보가 거의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이기는 경우가 많은 등‘ 서부 속의 남부’ 같은 곳이 아이다호 다. 이러한 성향을 뒷받침 해주는 요인 중 의 하나가 몰몬 교도들인데 이들은 유타와 더불어 아이다호에서도 전체 주민의 20 %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막강세를 구축하고 있어‘ 몰몬 = 공화당 지지’ 라는 등식을 재 삼 확인시켜주고 있다. |